7급 감사직 교육 마무리

7급 감사직 교육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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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섭던 추위가 한결 풀리고 처리안 평가가 끝날 때면, 이제 교육은 끝이고 슬슬 본원으로 갈 때라는 걸 알게 된다. 처음에는 자유로운 대학 생활에 절여져 있던 내가 매주 월~금을, 그것도 18주 동안 교육을 어떻게 받을까 생각했지만, 모든 일이 다 그렇듯 익숙해지고, 결국 마지막에는 아쉬움만 남게 된다. 물론 그 아쉬움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더 잘할 걸’하는 욕심 비슷한 아쉬움이 1이라면, ‘아 이제 꿀빨던 시절은 끝이다’하는 아쉬움이 99 정도 된다는 건 교육을 받은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그만큼 길게 시작해서 짧게 끝난 것 같은 교육원 생활에서 교육 외적인 것들 중 생각나는 것들을 좀 무작위로 적어보려 한다.

7급 감사직 교육 관련 기타

글에서 ‘쓰다가 생각나는 거 막 때려넣은 느낌’이 난다면, 당신의 그 느낌이 맞다. 크게는 받는 것(혜택)과 해야 하는 것(의무) 정도로 나눠 본다.

교육 때 받는 것

뭐 보안USB, 수첩, 공무원증 같이 잡다한 걸 받지만, 그런 걸 엄청 원하는 사람은 딱히 없을 것이다. 대신에 좀 중요하고, 굵직한 것들을 말씀드린다. 퍼뜩 떠오르는 것들만 정리해보면, 이 정도였던 것 같다.

월급

인터넷에 찾아보면 교육받을 땐 월급 안나온다는 개소리하는 명예 감사관 지인도 있는데, 말 그대로 개소리다. 교육 받을 때도 당연히 돈이 나온다. 풀로 다 채운 1, 2, 3월은 물론이요, 처음 들어갔던 12월에도 받는다. 12월 중순에 교육원에 입소했는데, 반달 치 조금 안되는 월급을 받았다. 참고로 월급날은 25일이다(25일이 토요일 등 휴일일 경우 그 전날 새벽에 들어오는 식이다). 알바 월급과 달리 절대 밀리지 않고, 칼같이 정해진 날에 들어온다. 금액은 특별한 수당이 없으므로 남자 3호봉 기준 200살짝 안되게 들어왔던 걸로 기억한다. 여자애들은 보통 1호봉이라 20만원 정도 적었다. 처음엔 월급에 실망한 동기들도 있었지만, 낮에 졸면서 수업 듣고 저녁엔 술마시는 생활을 반복하는 자신을 돌아보며, 곧 감사해 했다.

명절 휴가비

일명 떡값이라고 부르는 명절 휴가비도 교육원때부터 입금된다. 130만원? 정도 됐던 걸로 기억한다. 얼마 안되는 금액으로 보이지만 슬프게도 이런 거 하나하나가 엄청 크다. 퇴사 고민러들은 공감하겠지만 이런 거 하나 하나 기다리다 보면 1~2년 미뤄지는 건 일도 아니더라 … ㅋㅋ 암튼 명절 휴가비가 들어온 달은 다른 달에 비해 풍족하게 보낼 수 있어서 좋긴 하다. 이 돈으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때 ‘나도 이제 백수 탈출해서 어엿한 직장인이구나’ 깨달으며 뽕도 좀 차오르는 건 덤으로 하고 말이다.

노트북

공무원이 되면 공무원증을 포함해 잡다한 것들을 받지만, 감사직 공무원은 좀 특이한 것들을 받는다. 그 중 하나가 개인 노트북이다. 처음에는 다른데도 다 받는 줄 알았는데, 학원에서 같이 일한 애들한테 물어보니 오잉?  그런 것도 받냐고 하더라. 나름 특이한 거였다! 아마 출장을 자주 가니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일을 위해 노트북을 살 필요는 없다. 심지어 중소기업 억지 살리기의 일환으로 에이텍 제품같은걸 주는게 아니고, 나름 꽤 괜찮은 삼성 걸로 준다. 아, 물론 당연히 퇴직할 땐 반납해야 한다. (반납했다)

해야 되는 것

해야 되는 의무도 참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당장 생각나는 건 이것들 뿐이다.

연말 정산

우리 기수의 경우 12월 중순에 교육원에 들어와 4월까지 있었다. 따라서 연말 정산도 당연히 교육원에서 했다. 처음 직장인이 되어 낯설었지만, 동기들이랑 같이 강의실에 모여 홈택스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같이 했다. 연말정산 결과는 가혹하다. 나는 매년 뜯겼다. 보통 월세 생활을 하는 동기들은 몇 십만원씩 받고, 그게 아니라면 돈을 좀 뱉어내야 하더라.

재산등록

감사직 공무원은 7급 주제에 재산 등록을 하는 몇 안되는 공무원 중 하나다. 연말 정산은 모든 직장인들이 다 하겠지만 재산 등록은 4급 이상 공직자, 그리고 일부 감사, 세무 등 기타 돈 관련 있는(?) 공무원들만 한다. 교육원에 들어갈 때 연초를 맞이 했기 때문에, 우리도 해야 했다. 감찰담당관실에서 감사관님이 오셔서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셨는데, 처음엔 엄청 복잡해 보이지만 별 거 없긴 하다. 특히 가진 게 많지 않으면 생각보다 엄청 간단하게 끝난다. 공직윤리시스템 홈페이지에 가서, 진짜 시키는 대로 하면 끝이다. 무슨 금융 정보 동의 버튼 누르면 내 정보를 싹 다 볼 수 있는데,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면 남 보여주기 부끄러운 개잡주를 내가 몇 주 갖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나름 보는 재미는 있다만, 매년 해야되서 좀 귀찮긴 하다.

희망부서 선택

18주 동안 나랏돈으로 교육을 받았으면, 이제 일을 하러 가야 한다. 이것도 의무라면 의무겠지?

교육원 성적과 희망 부서 선택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다루어볼 예정이다.

8 thoughts on “7급 감사직 교육 마무리”

  1. 안녕하세요, 감사직에 합격하고 임용유예 중인 학생입니다!

    노트북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어 질문 드립니다

    제가 노트북을 원래 바꾸려고 했는데, 남겨주신 글을 보고 굳이 새로 살 필요가 없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혹시 지급된다는 노트북은 자유도가 어느정도 일까요? 일적인 것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건가요?

    노트북을 지금 사지 않고, 나중에 일을 하게 될 때 지급되는 노트북을 사용하는 게 맞는 선택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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