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단기합격을 노려야 하는 이유 2: 뜻밖의 기회 (이유1 보러가기)
단기 합격을 노려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뜻밖의 기회를 잡아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슨말이냐구요?
공무원 시험은 뜻밖의 기회가 자주 생깁니다.
공무원 채용을 줄이는 기조의 현 정부에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그래도 사람 일은 모릅니다.
특히 올해처럼 채용 인원이 심각하게 적은 경우,
부활전처럼 소소하게라도 추가채용이 있을지 모르죠.
이렇게 개꿀 행운이 생길 때
1년 후의 시험을 준비한 사람은 그 운을 못 받아먹지만,
4달 후 시험을 준비한 사람은 그 운을 제대로 받아먹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험
88일의 전사
제가 처음 공시 준비를 시작한 건 2017년 6월 초였습니다.
당시 국가직 7급 시험까지는 88일이 남아있었죠.
저는 ’88일의 전사’라면서 헛소리를 하며 시험 준비에 매달렸습니다.
‘헛소리’라고 한 것은, 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주변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도 그럴 것이 생전 처음 접하는 과목이 세개나 되는데다,
수능 때 봤던 국어와 한국사, 경제 과목은
공시에서는 성격이 너무 다른,
극단적인 암기형 시험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근데 기출문제가 오지게 반복되는 걸 보고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이대로 시험날까지 다 공부하면,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힘이 빠지다
하지만 시험날이 다가올 수록 기운이 확실히 빠졌습니다.
그때만 해도 저 역시도 이 시험은 1~2년 공부해야 되는걸 ‘상식’으로 알고 있었고,
그에 비해 남은 시간은 너무 택도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겉으로는 88일의 전사라고 하면서도,
시간이 지나며 ‘에이 되겠나’ 하는 마음이 강해졌습니다.
공부하는게 벌써 너무 힘들어졌어요.
푹푹 찌는 여름 날씨인 것도 한몫 더 했습니다.
그래도 20대 후반에 휴학한 사람이 달리 할 수 있는 게 있겠습니까?
그냥 했습니다.
하루에 10시간, 많게는 14시간 이상 꾸역꾸역 할라고 애썼습니다.
갑자기 추가채용(7급 단기합격을 노려야 하는 이유)
그러다 8월초? 인가? 사이버 고시센터에 공고가 떴습니다.
10월 달에 추가 채용을 한다는 거였죠.
합격하면 고용노동부에서 일하는 시험이었고,
인원도 75명? 정도로 넉넉하게 뽑는다는 겁니다.
과목도 지금 보고 있는 과목들 그대로였죠.
전 그건 진짜 무조건 붙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타겟 시험을 그쪽으로 맞췄습니다.
근데 그렇게 생각하니 20일 정도 남은 8월 시험에 대한 의욕은 떨어졌습니다.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게 2달이나 더 준비할 시간이 생기다보니, 나태해진거죠.
공부를 하지 않은 건 당연히 아니지만,
하루에 10시간 온전히 공부한 날이 일주일에 절반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시험을 봤고,
결과는 합격선과 정확히 100점 차이가 났습니다.
100점이면 아쉬워 할 것도 없이 택도 없는 점수차이라는 걸 아실 겁니다.
아쉬움
그런데 너무 아쉬웠습니다.
틀린 문제들을 보면 여전히 기출된 문제들이었기 때문이었죠.
흘려버린 많은 시간들을 기출 문제 공부에 확실히 썼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거라는 아쉬움이 밀려왔습니다.
새로 생긴 10월 시험을 접수만 해놓고 그 사실을 잊어버렸다면 어땠을까?
20일 동안 진짜 미친 듯이 하고, 적당히 운이 따라줬다면 됐을 수도 있지 않을까?
1~2년 걸린다는 개소리에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 후회를 엄청했습니다.
해피 엔딩
다행히 그 후회는 2달 남은 시험을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1~2년 걸린다는 개소리 무시하고 흔들림없이 했습니다.
기출문제 한번이라도 더 돌리려 애썼습니다.
공부가 정말 재미없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재미없는 공부 또 하기는 싫어서 더 열심히 했습니다.
돌아보면, 시험까지 얼마 남지 않아서
수험생의 서러움 내지 외로움 이런건 딱히 느낄 필요도 없었던 게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공부하고 응시한 시험은 커트라인 +1문제로 합격했습니다.
저도 놀랐고, 가족들, 친구들도 엄청 놀랐습니다.
당연히 운이 따랐을 거에요. 찍어서 맞은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붙었어요. 5달이 안되는 기간이었습니다.
“에이 운빨이네~” 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세상사 운빨 필요없는 일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운이 없어서 떨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보다는
제가 더 잘했다고 확신합니다.
“너 이전 글에서 3달, 4달 하더니 왜 다섯달이야?”
저도 누가 1~2년 걸린다고 헛소리 안하고 “금방 된다”고 말해줬으면
그 기간에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돌아보면 저도 모든 시간을 공부에만 온전히 집중했던 게 아니고,
흐트러지고 빈틈이 많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저보다 더 열심히 그 시간을 채운다면,
그리고 적당히 운이 따라주면 충분히 가능한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공부하다 보면 뜻밖의 기회도 받아먹기 수월하니까요.
드리고 싶은 말
지금은 과목수도 적으니, 10월 서울시 지방직 7급 준비하는 분들은
꼭 그 시험을 목표로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초인의 경지까지 공부하실 필요 없습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남들보다 좀 더 열심히 하시면 됩니다.
방법을 소개하는 글은 이 블로그에 많이 소개되어 있으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아 그리고 선택 과목은 꼭 지방자치론으로 하시길 바랍니다.
사실 대부분이 고민안하고 그냥 지방자치론을 많이 선택하긴 하는데,
저는 적어도 경제학을 선택할까 고민을 살짝 했던 사람이라,
저처럼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이 글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