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주 변호사 책 리뷰(나는 1년 안에 무조건 합격한다)
유튜브로 공부법 영상을 만들며 내 생각을 말한지 반년이 조금 넘었다. 아직 5천명 미만의 하꼬지만 나름 시험 준비를 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해가는 맛이 있어 운영의 보람을 느낀다.
그런데 좀 아쉬움을 느꼈던 건,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영상 제작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세상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이 블로그를 본격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녹음이니 편집이니 하지 않아도 되어서 좀 더 빨리 작성할 수 있고, 주제별로 다양하게 소개할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까. 뭐 그냥,,, 앞으로 더 열심히 쓰고, 만들겠다는 소리다.
오늘은 공부법 책을 한 권 소개한다. 제목이 개포스다. <나는 1년 안에 무조건 합격한다>. 참고로 저자는 사법고시 합격자이다.
물론 사법고시와 공무원 시험은 차원이 다르다. 난이도도 그렇고, 시험 유형도 완전 다르다. 그래서 공시생이 그 책을 봐서 뭔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수험생이 가져야 할 기본 마인드와 공부 루틴, 이런 것들은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 분명 도움되는 부분이 있다.
수만 글자로 이루어진 책 한 권에서 좋은 영감을 주는 문장은 몇 개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문장들이 내 인생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박영주 변호사 책 리뷰
간단히 저자 소개를 한 후, <나는 1년 안에 무조건 합격한다>에 나온 좋은 내용들을 소개한다. 주로 마인드셋을 소개한다. 통 문장으로 그대로 인용(표시)하기도 하며, 요약하기도 할 것이다.
저자소개
부산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해 25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미모가 상당하시다. 현재는 10년차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개인 유튜브 채널 ‘박영주 변호사’를 운영하며 공부법, 일상에서 알면 좋은 정보들을 소개하고 있다.
좋고 인상적인 내용
공부하는 이유
공부를 해서 무언가를 습득한다는 건 적어도 인생에서 안전장치 하나가 생긴다는 것이다. (인용)
공무원 시험 그거 돈이 됩니까?
공무원 월급이 깜찍한 건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고, 일 자체도 그렇게 아름다운 일은 아니라 시험 합격한다고 뭐 온 세상을 가진 듯이 행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분은 많이 좋을 것이다. 왜?
합격 = 백수탈출이기 때문이다. 책의 내용처럼, 인생에서 ‘안전장치’하나가 생긴 것이다. 지난 글에서도 소개했지만 실제로 나에게는, 이런 식으로 “최악을 피하는” 동기부여가 더 쏠쏠하게 작용했었다. 저자도 불안한 미래를 강력한 동기로 활용했다고 말하고 있다.
내게 강력한 동기부여는 ‘불합격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누군가는 독서실에 ‘사법시험 합격!’, ‘미래의 판검사!’ 등 원대한 목표를 붙여두고 공부했지만 나는 그런 달콤한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아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중반 이후부터는 바라는 미래를 상상하기 보다는 피하고 싶은 미래의 나를 상상하며 버텼다.
보통 자기계발 업계에서는(버거운 곳) 긍정적인 내 미래를 그대로 상상하고 꾸준히 시각화하면 그 모습이 현실화된다고 한다. 물론 좋게 활용하면 당연히 정신 건강에도 좋고, 동기부여도 잘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게 법칙처럼 100% 되느니 뭐라 하는 건 그냥 너네가 강의랑 세미나 팔아먹을라고 그러는 거고, 사실 당연히 그렇지 않다. 개인마다 다르다. 누군가는 긍정적인 것만 상상해도 몸이 저절로 움직여 좋은 성과를 내는 반면, 누구는 긍정적인 걸 상상하면 별다른 위기감이 안 들어 여전히 게으른 상태에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다. 후자에게는 좀 따끔한 자극이 필요할텐데, 나는 그걸 저자가 말한 것처럼 ‘피하고 싶은 미래의 나’를 상상하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이 하나둘 합격해 신림동을 떠나가는 모습, 나이가 들고 화장하지 않은 얼굴과 추레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독서실에 가는 모습, 원하지 않은 직장에 다니며 평생을 후회하는 모습은 그 무엇보다도 강한 자극이 되었고 생생하게 다가왔다.
나 또한 이렇게 내가 원하지 않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떠올려 보는 것이, 수험생에게 오히려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게으른 사람들한테는 정말, 특효다.
단기합격해야 되는 이유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저자는 단기 합격을 강조한다. 뭐 누가 단기 합격 안하고 싶은 사람이 있겠냐?라고 할 수 있는데, 약간 핀트가 다르다. 내가 잘못 읽은 것일 수도 있는데, 저자는 단기간 공부하는 게 장기간 공부하는 것보다 ‘오히려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아무리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도 시간이 흐를 수록 지치기 마련이다.
- 시험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인데, 기간이 길어지면 당연히 아는 것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 1년 안에 붙는다는 마음으로 공부한 사람과 3년 안에 붙는다는 마음으로 공부한 사람이 보내는 시간의 밀도가 같을 수 없다.
언뜻 보면 3가지 다 지당하면서도 뻔한 말이다. 그런데 이 말들은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수험생들이 시험 때까지 반드시 가져가야 할 마인드를 담고 있다. 특히 1번의 경우 나도 정~말 많이 했던 생각이다. 보통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공부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면, 다른 수험생들보다 유리할 게 전혀 없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딱 1번과 같이 생각하면, 전세가 역전된다. 시험은 마지막에 많이 봐야 합격에 유리한데, 시험이 가까워지며 나는 여전히 쌩쌩하지만 나보다 먼저 시작한 이들은 슬슬 지쳐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는 사람이 심리적으로 전혀 쪼들릴 것 없이, 오히려 강해질 수 있는 사기급 생각이니 수험생이라면 꼭 들고 가도록 하자.
불효?
좀 색다른 이야기가 소개된 부분이 있다. 저자가 수험생이던 시절, 부모님이 응원 차 밥을 사주러 신림동으로 올라오신 날의 일화다. 저자는 부모님이 1시에 도착한다 해서 시간 맞춰 공부를 끝냈는데, 부모님이 예정보다 30분 늦게 도착해 부모님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고 한다.
!!!
부모가 공부하는 딸 밥 사주려고 지방에서 2시간 넘게 운전해서 올라오셨을텐데 너무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시험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30분은 귀하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본다.
30분이면 복습하면서 책을 100장 볼 수 있다. 아침에 30분을 더 잤으면 정말로 개운하게 일어났을 것이다. 그 소중함과 가치를 알고 있었기에 더 억울했고 유난을 떨었다. 그 시간 동안 내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은 정말로 많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저자가 이렇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는데 부모님은 ‘오히려 좋아’를 외치셨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잠깐은 서운하고 화가 났을 수도 있겠지만, 자식이 시간을 허투루보내지 않고 공부하고 있음을 찐으로 알 수 있게 하는 모먼트로 생각하셨던 것 같다. 역시 수험생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효도는 합격 뿐인 것 같다.
아무튼 저자는 이렇게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며 진지하게 시험 준비를 했다.
마치는 글
책 내용이 많지만 저작권 문제도 있고 내 손가락도 아프고 해서 모든 내용을 소개하지는 못한다. 이 글에서는 주로 마인드셋에 관한 것만 소개했지만, 책에는 공부 계획 짜는 법(진짜 개치밀), 회독하는 법, 시험 당일 날을 위한 연습 등 구체적으로 따라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시험 성격이 다르지만 유사하게 차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니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의 따뜻한 말을 소개하며 마무리한다.
공부하다 보면 삶은 왜 이렇게 가혹할까 싶은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그때마다 폭풍이 한 가운데에 있다고 상상해보자. 폭풍 속에서 살아남을지, 포기하고 휩쓸려갈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인생은 웅크려 숨어서 폭풍이 지나가길 바라는게 아니라 폭풍 속에서 버티는 것을 연습하는 일과 같다고 한다. 절망감에 폭풍이 그냥 나를 쓸어가도록 두기보다 그 한가운데에 서서 내가 할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폭풍이 사라지고 맑은 무지개가 떠 있을 것이다.
∗ 본 포스팅은 출판사의 허락을 받아 가이드라인 내에서 제작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