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미흡 걱정 중인 분들에게 드리는 말(면접 3회 경험자)

면접 미흡 관련 끄적 글입니다. 면접이 끝나면 꽤나 많은 수험생들이 “나 미흡 주는 거 아냐…?ㅠ” 하면서 미흡병에 걸립니다. 간혹 떨어지는 꿈을 꾸는 분들도 계시죠. 그만큼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 공부한 결실이 허망하게 날라가는 게 두려운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말씀드릴 건데요. 처음에는 누구나 하는 말을 말씀드릴거고 후반부에는 면접만 3번 치른 제 경험을 토대로, 편하게 말씀드릴게요.

공무원 면접 미흡

면접 미흡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요.

면접 미흡 비율을 생각해보자

첫 번째는 그럴 확률이 적어서 그렇습니다. 면접자 중 미흡을 받는 비율은 흔히 10%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건 풀로 쫙 땡긴거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만일 면접 조가 다섯 개라고 하면 그 중에 한 명 있을까 말까 입니다.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여러분의 그 걱정은 어쩌면 정말 미흡이 희귀해서일 수 있습니다. 거의 떨어질 리 없다는 그 공무원 면접도 떨어지는 사회 부적응자가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지금 발병한 미흡병의 근원일지도 모르죠.

그 생각에서 빠져나오시고! 그냥 확률만 보세요.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는게 잘 되지는 않겠지만, 여유있게 생각하셔도 됩니다.

그래서 어쩔 건가

걱정할 필요 없는 두 번째 이유는 뭐 어쩔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면접 볼 건 다 봤고, 결과는 그 날, 아니 정확히는 여러분이 면접장을 나간 5분 안에 다 정해졌습니다. 여러분은 그냥 정해진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지금 걱정한다고 달라질 건 없습니다. 왜… 머피의 법칙이니 뭐니 하잖아요?

안 좋은 걸 생각하면, 실제로 그 안좋은 일을 끌어당긴다고

그러니 밝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시기 바랍니다. 이미 된 것처럼 생각하세요. 공무원 합격하면 뭐부터 할 지 고민하시는게 하루를 훨씬 생산적으로 보내는 길일 겁니다.

제 첫 면접 썰

뭔 소리를 하나 싶어 눌러 봤더니 별 대단한 내용이 없죠? 어딜가도 들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었으니까요. 사실 전혀 위안이 안되는 말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갑자기 제 얘기를 좀 하겠습니다. 면접을 3번 봤지만, 아마 대부분 첫 면접이신 분들일 것 같아 저도 제 첫 면접 썰만 풀겠습니다.

때는 2017년

제 첫 면접은 2017년 10월 고용노동부 추가채용 시험 면접이었습니다.

시험 공부 시작 5개월도 안되서 어쩌다 필기 합격을 했고 정신없이 면접 스터디를 구해서 대비를 했죠. 원래 말을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니고 국가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 같은 건 거의 제로에 가까웠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확실히 불리한 게임을 한다고 느꼈습니다. 준비하고 이내 감이 왔어요.

아 우수는 일단 못받겠구나 ㅋㅋ

그래서 그냥 무난하게 이상한 이미지만 주지 말자 마인드로 쭈구리, 겸손함의 이미지로 저를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너무 그렇게 하다보니 면접날에도 쭈구리가 되더라구요. 면접 직전 흡연실에서 담배 4연타까지 할 정도로 벌벌 떨었죠. 청심환이라도 먹고 올걸… 그 생각만 5번 정도는 했을 겁니다. 그렇게 들어간 면접장에서는 문자 그대로 탈탈 털렸습니다.

집단 토론 때는 내가 무슨 논리로 말을 하는지 아니 이게 말인지도 잘 몰랐으며, 개별 면접 때는 들어오는 대부분의 정책 질문에 그냥 잘 모르겠고 앞으로 열심히 공부하겠다고만 답했습니다. 당연히 어버버한 상태로 말이죠. 면접 마치고 솔직히 떨어져도 할 말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면 안될 말 안하고, 정상처럼 보이려 애는 썼지만 진짜 너무 추할 정도로 버벅이고, 절었으니 말이죠. 근데… 결국 합격 발표 문자를 받았습니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였구요. 면접 조에 커트라인에 걸친 분만 성적 때문인지 불합격하셨구요. 공무원 면접이, 생각보다 무서운 스테이지는 아닌 걸 알았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자신이 했던 말과 면접관의 표정이 떠오르며 온갖 걱정을 만들어서 하고 계실 겁니다.

이래서 떨어지는 거 아냐? 하면서 기괴한 미흡 논리를 만들고 계실지도 모르죠.

근데 앞서 말씀드렸듯, 미흡 탈락은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진짜.

인생은 길다

잡소리가 길었는데요. 걱정할 필요 없는 이유 세 번째는 어차피 인생은 길다는 겁니다. 저희 면접 조에서 1문제 차이로 떨어지신 분은 공시를 접으셨어요.

그리고 로스쿨 준비를 했죠. 지금은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그 분이 미흡으로 떨어져 공시를 포기한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공시계에서 빠져나와 다른 일을 찾으셨고 남 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계십니다.

직업마다 장단점이 있고, 함부로 우위를 가릴 수 없지만 적어도 그 분이 그때 탈락에 대한 깊은 아쉬움을 갖고 계시지는 않겠죠.

그러니 혹시 안 좋은 결과가 있더라도 너무 좌절하며 스스로를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공시를 떠나 변호사가 된 남의 사례를 들면서 말하면 미흡 받아본 적 없는 사람이 편하게 하는 말 같죠?

불편하실 수도 있어요.

다음 글에서는 그 불편함을 좀 누그러뜨릴 수 있게 제 두 번째 면접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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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면접 미흡 사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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