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생 연애가 필요한 이유 3가지

노량진이 잘나가던 시절, ‘노량진 x터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많은 공시생들이 청춘을 즐겼다. 그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며 손가락질했다. 수험생이 공부하기도 바쁜데 연애나 하고 있다며 그들의 엄마, 시어머니를 자처했다.
공시생 연애는 나쁜걸까? 진리처럼 자리잡은 어떤 강사의 말이 있다. “만나는 사람 있으면 헤어지지 말고, 없으면 만들지 마라”
시간과 멘탈을 관리하는게 중요한 수험생에게 제법 맞는 말처럼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새로운’ 연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깔려있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계속 만나든 새로 생기든 수험생 연애,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3가지 정도가 있다.

첫 번째. 자연스러운 감정을 막아서 좋을게 없다

공시생 연애
공무원 시험 응시생의 평균 연령은 29.9세이고, 20대 이하가 거의 60%다. 혈기 왕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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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다니든 동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든 이성에게 마음이 생기는게 자연스럽다. 이미 어떤 감정이 생겼다면, 어차피 공부에 지장이 생긴 상태다. 그럴 때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보다 참는 게 더 해롭다. 그럴 때는 그냥 질러야 된다. 해결해야 된다.
호감 표시를 하고 썰리면? 정신차리고 다시 공부하면 된다! 그리고 상대도 같은 마음이면 시험에 꼭 붙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긴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만나고 있는 상대와 더 나은 미래를 꿈꿀 것이기에,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미래에 대한 동기부여는 모르겠고 아무튼 지금 시간 뺏기는 건 맞잖아”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맞긴 하다. 아무래도 연애를 하면 평소 먹던 것과 다른 것도 먹고, 평소 다니던 데와 다른 데도 가는 등 시간을 쓰기는 한다.

그런데, 없어도 별 다를 게 없다. 이게 두 번째 이유다.

나는 만나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합격한 적도 있고, 있는 상태에서 합격한 적도 있다. 지극히 내 경험으로 말하면, 만나는 사람이 없다고 공부 시간이 막 생기지는 않았다! 만나는 사람이 없어도 절대로 그 ‘연애하는데 들어가는 시간’을 100% 생산적으로 보내지는 않았다. 오히려 괜히 잡생각하고, 스스로 애처로워하면서 아예 하루를 통으로 날려버리곤 했다. 그렇게 날리면? 자괴감만 오진다.

실제로 학원에서 같이 일을 했던 합격생들 중에 수험생 때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있었던 애들이 50% 이상이었다. 그리고 학원생들 중에서도 학원에서 연애하면서 같이 붙어서 나간 사람들도 적지 않게 보았다. 솔로라고 합격 더 잘하는 것도 아니다! 중심만 잘 잡는다면, ‘새롭게 연애를 한다’는 그 사실이 합격 여부에 지장을 줄만큼 시간을 뺏지는 않는다!

실제로 나도 만나는 사람이 없을 때보다 있을 때 더 좋은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었다. 아마도 아래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세 번째. 내 편이 있다는 든든함 + 공부/휴식시간의 분리

수험생은 외롭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따지고 보면 남들 취준하는거랑 똑같은데 괜히 청승을 떨게된다. 가족들이 응원해줘도 곱게 안들리고, 괜히 신경질적이고 쓸데없이 감성이 풍부해진다. 그렇게 감정적으로 ‘모자란’ 상태에 있을 때 가족 이외에도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힘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연애를 하면 공부하는 시간과 휴식 시간을 칼 같이 분리할 수 있다. 연애를 할 경우 평일에 공부하고, 주말에 쉬는게 아주 자연스러운 스케줄이 된다. 그래서 평일에 좀 힘들더라도 꾸역꾸역 참으면서 공부량을 채울 수 있었다.

반면에 만나는 사람이 없을 때는 그냥 좀 힘든 날에 쉬고, 주말에 공부해야지 하다가도 막상 주말되면 사람들 분위기에 휩쓸려서 하루를 타이트하게 가져가지 못했다. 나는 이럴 때마다, 진짜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주관적 결론: 공시생 연애, 나쁘지 않다

나는 위와 같은 이유로 공시생 연애, 설령 새로 시작하더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고,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영향이 생길 수 있다. 분명 어떤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 있는 것도 맞다. 나는 다만 “공시생 연애는 무조건 안좋아!”라는 금기에 대한 한 사람의 생각을 제시한 것 뿐이다.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최근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고, 그 사람 생각에 온전히 공부에만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금기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지셔도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다.

번외: 마인드컨트롤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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