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감사직 출장 (교통수단편)
지난 글에서 감사직 공무원이
출장을 얼마나 가는지 알아보았다.
생각보다 얼마 안간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와 미친… 그렇게 많이 나가냐고 생각할 수도 있을거다.
많든 적든, 그렇게 나가는 출장길
그들의 생활은 어떨까
자유롭게 서울을 떠나 창밖을 보는 모습?
단칸방 모텔에서 캔 맥주를 까는 모습?
혼자있는 자유를 즐기는 모습?
어떤 모습도 정답은 아니지만
어떤 모습도 오답은 아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냥 심플하게
뭘 타고 가는지만 다룬다.
나머지는 상상으로 채우시길 바란다.
감사직 출장 교통 수단
교통 수단은 사실 뻔하다.
누구나 어디갈 때 차타고 가거나, 대중교통 타니까.
감사직 공무원도 똑같다.
다만 뭘 타고 가는지에 따라
처리해야 할 정산 업무가 좀 달라진다는 점…
(이게 7급한텐 중요할 수도)
제일 많이 이용하는 것부터
제일 덜 이용하는 것 순으로 써본다.
기차(KTX)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당연히 KTX다.
출장지는 세종시의 중앙부처, 전국 각지의 지자체인데
월요일 아침 일찍 도착하려면
제일 빠른 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으니까.
정산하기도 제일 편하다.
정산? 개인돈씀?
노노 정산은 그냥 내 출장 비용이 얼마인지
정리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개인카드 사용으로 인한 연말정산 및
각종 포인트로 설렐 지 모르나
그딴 거 못한다.
정부구매카드라고 감사관 개인별로 받는게 있는데
그걸로 결제하고, 그걸 얼마 썼는지 알아둬야 된다.
개인카드 쓰면 재무팀에서 안받아준다.
아무튼…
몇 달 동안 같은 곳에 월 출발, 금 도착
이 스케줄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냥 KTX만 쭈욱 타면
정산할 때 복잡할 것도 없고 좋다.
이렇게 KTX를 정말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서울역 근접성이 좋은 곳에 집을 구하면
3호선(안국역) 라인 다음으로 편하긴 하다.
개인 차량
KTX 다음으로 많이 이용하는 수단이다.
혼자 차로 가는게 편하거나
KTX가 닿지 않는 곳에 갈 때 이용한다.
경기도권 지자체를 대상 기관으로 둔 과는
사실 개인차량의 빈도가 제일 높다.
7급으로 입사했는데 이쪽 과로 배치받으면
이참에 차를 한 대 사든
선배차에 눈치밥 먹으며(괜히 혼자 눈치봄) 타든
둘 중 하나일 듯.
개인차량을 쓰면 정산할 때 조금 더 귀찮아진다.
정산시스템에 그날의 기름값(오피넷에서 확인)을 입력하고,
주행거리(지도앱) 및 하이패스 영수증을
증빙자료로 제출해야한다.
별로 안귀찮아보일 수 있다. 어려운 거 아니니까.
근데 당신은 7급이다.
어려워하는 형님들을 도와야한다.
실제로 정산 업무할 때 드는 시간은
내 거 2, 도와드림 8(때론 체감 98)이다.
버스
버스는 개인차량을 쓰기 힘들 정도로
졸라 먼 곳에 가야 하는데
KTX역도 애매한 곳에 있을 때 탄다.
프리미엄 버스로 타면
편한 건 KTX보다 훨씬 편한데
오래 걸려서 문제다.
거제에 간 적이 있었는데
편도로만 4~5시간 탔다.
그렇게 너무 멀리 갈 때 버스까지 타면
출장 첫날, 막날은 거의 버려야 한다.
이런 여정을 좋아하는 선배들도 있지만
그렇게 많지는 않다…
정산하기는 KTX랑 비슷하게, 편하다.
내거든, 남 거 해주든.
택시
가끔 탄다.
극히 대안적인 수단이다.
출장을 가다보면 별에 별 군데를 다간다.
잘 가꿔지고 대중교통도 빵빵한 서울, 세종시부터
금방이라도 똥내 올라올 거 같은 시골까지
참 다양하게도 간다.
근데 가끔 역이나 버스 정거장에 내렸는데
출장지까지 시간 맞춰가려면
대중교통으로는 택도 없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택시를 탈 수 밖에 없다.
김영란 법 도입 이전에는
에헴! 하면
대상기관에서 차를 태우러 오는게 기본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상상도 못할 모습이라…
알아서 가야 된다.
탈 것도 없고, 걸어갈 수도 없으니
택시라도 타야지.
등록된 업무용 택시로 결제를 하고
사후에 증빙 자료를 재무팀에 제출한다.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재무팀에서도 용인해주는 편이다.
비행기
제주도나 해외 출장 갈 때 이용한다.
가끔 부산이나 울산같이 먼 곳에 갈 때
KTX대신 비행기 타는 분들도 봤다.
나는 이용해 본 적이 없다.
비행기 장점이야 뭐 빠르고 편한 거겠지만
단점은 정산하기 좀 귀찮다는 거다.
타본 적 없다며?
나는 7급 감사관이었다.
당연히 남이 탄 걸 정산한 게
내가 탄 걸 정산한 것보다 많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이제는 각자 타고 간 건 각자 하고 있지만
(정확히는 그렇게 하자!고 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그리고 가끔 이상하게 입력하신 분들이 있는데
그걸 고치고 있으면
걍 내가 다 하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참 많이 들긴 했다.
국내 비행기도 이런데,
해외출장으로 인한 비행여비 정산업무는
해본 적은 없어도, 더 고통스러울 거 같긴 하다.
한 동기의 썰에 따르면
1주일 내내 그것만 하기도 했다고…
(어느 정도는 걸러들었지만, 대충 맞긴 할것)
마치며
이번 글에서는 감사관들의
출장길 교통수단을 알아보았다.
다음은 숙박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