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교육원에서 배우는 것들 2편
감사직 공무원들은 몇 달 동안 교육을 받는다는데
도대체 뭘 배우는 걸까?
가뜩이나 소수 직렬에
정보는 쥐꼬리만큼도 없는 분들을 위해,
내 기억을 소소하게나마 기록으로 바꾸고 있다.
검색하면 그냥 나오는 내용부터,
도저히 찾을 길이 없는 내용까지
하나 하나 더듬으며 다루려 한다.
진로 선택에 도움을 얻든, 동기부여 하는데 쓰든,
아무튼 도움 받아 가시길 바란다.
감사교육원에서 배우는 것들
이번 글에서는 지난 글(보기)에 이어,
신임 감사직 공무원이 감사교육원에서 배우는 것들을 소개한다.
지난 글에서는 원가, 감사원법 같은 것들
그리고 매주 배우는 체육활동 정도만 소개했다.
그럼 여기서는 2주차를 다룰까? 그렇진 않다.
기억이 잘 안나기 때문이다;
교육원에서의 기억도 이제 거의 4년 전의 것이라
흐릿한 덩어리들 정도로 묶여 있는 수준이다.
오늘은 그 덩어리들 중
비교적 앞에 했던 걸로 추정되는 덩어리들을 소개한다.
법과목들
1~2주차 쯤에 감사원법을 배웠다.
시험을 한 번 쳐서 점수도 한 번 받고
교육원에서의 생활도 적응이 될 때면
다른 법 과목들도 배운다.
자잘한 것들을 많이 배웠겠지만
기억나는 건 셋 뿐이다.
공공감사법
공무원 조직, 또는 공기관에 관심이 있어
조직도 구경을 해 본 사람이라면
기관별로 감사 뭐시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감사담당관, 감사위원회, 감사실…
뭐 이름은 매우 다양할텐데
여긴 그 기관에서
감사원 직원들과 가장 많은 연락을 주고 받는 부서이고
그 부서들은 바로 이 공공감사법에 근거해 운영되고 있다.
풀네임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이다.
강사로는 7급공채 출신 3급 과장님이 오셨는데
아마 공감단 쪽 과장님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름 회사 생활도 잘하시고 덕도 많이 쌓으셨는지
지금은 어디 다른 기관에서 일하시는 걸로 안다.
“오 7급도 3급 과장 할 수 있넹”
대충 이런 생각 해가면서 수업을 정말 열심히 들었다.
시험에 나온댔으니까.
김영란법
일명 김영란법, 또는 청탁금지법도 배운다.
풀네임은 무려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역시 시험에 나온다고 해서
열심히 집중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강사로는 누가 오셨는지 기억이 안난다.
수업에서도 짚어 주겠지만, 시험에는
이런 경우는 얼마까지고, 저런 경우는 얼마까지냐
이 사람은 이 법 적용 대상이냐 아니냐
뭐 주로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전반적으로는 귀여운 문제들이 나왔지만
상당한 난도의 킬러 문제도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회책법
회계책임법도 배운다.
이게 나름 메이저 과목이었다.
풀네임은 회계관계직원의 책임에 관한 법률인데
헌법이나 행정법 각론을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감사원의 처분요구는 처분성이 없다’는 내용을
얼핏이라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와 쌍둥이로 본 내용은
하지만 ‘감사원의 변상판정의 경우 처분성이 있다’였을 것이다.
회책법은 바로 그 변상판정 관련 법이다.
감사교육원 짬이 상당하신 전문 교수 요원 분이
꽤 여러 회차에 걸쳐 강의하셨다.
매우 열정적으로 강의하셨고
시험에도 나오고, 케이스별로 외울 것도 많은 과목이라
전반적으로 다들 열심히 배웠던 걸로 기억한다.
참고로, 서무라면 알아둘 필요는 있다.
회계
재무회계와 정부회계를 배운다.
재무회계는 삼정인가? 한영인가?
아무튼 법인에서 회계사분이 오셔서 강의를 했는데
죄송하게도, 잘 안 들었다.
다시 볼 사람도 아니었고
시험보는 과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나 수험생 입장에서는 의외겠지만
정부회계는 열심히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일단 시험보는 과목이기도 했고,
감사교육원 짬이 상당한 전문 교수요원 분이
졸면 깨워가면서 수업을 듣게 하셔서다…
주로 오전에 수업이 있었고
수업도 제 시간 꽉꽉 채우시는
몇 안되는 강사분이었기 때문에
“아 ㅠ 또부회계”, “또부형 개빡세다”
이런 아우성이 좀 있었다. 나도 그랬고.
참고로, 많이 순화된 표현이다.
심사청구 감사청구
심사청구와 감사청구도 배웠다.
이름 그대로 두 제도를 소개하는 시간이다.
심사청구는 모 수석님이 와서 강의했고
감사청구는 모 과장님이 와서 강의했다.
그땐 그 둘과 같은 과에서 근무할 진 몰랐다.
이런 수업들은 그냥 교양에 가깝다.
시험보는 과목이 아니었거든.
그래서 그냥 편하게 들었다.
참고로 이렇게 시험을 보지 않는 과목들은
열심히 들을 필요는 당연히 없지만
또 그렇다고 대놓고 퍼자면 곤란하다.
다들 꾸역꾸역 버티고 있는 와중에
그런 식으로 특별한 존재가 될 필요는 없다.
졸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
조만간 본원에서 마주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